미정(未定) 7(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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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치포인트]
 
펠라치오 직후 여성상위로 시작된 우리의 섹스는 언제부터인지 남성상위로 바뀌어 있었다. 그녀의 다리를 M자로 벌리고 양손으로 오금을 꽉 쥐고 빠른 템포로 내 자지를 꽂아 넣고 있었다. 어떻게 그녀를 만족하게 해줄까 하는 계산 없이 나 자신의 쾌락만을 향해 이기적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때로는 서로의 눈을, 때로는 하나로 연결된 부분을 바라보며 우리의 섹스는 더욱 뜨거워졌다. 허리를 크게 한번 털어 그녀의 안으로 꾹 눌러준 다음 그녀의 허리를 돌려 후배위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피스톤 운동. 동시에 한 손으로는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애무해주었다.
 
후배위로 들어선 섹스는 점점 격렬해졌고, 숨은 거칠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녀의 허리가 위로 꺾이고 엉덩이를 떨었다. 그녀는 절정을 맞이했다. 그 모습을 잠깐 멈춰서 바라본 나는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그녀에 대한 건 생각도 안 하고 다시 자지를 찔렀다.
 
나에게 뭐라고 말하는 듯하였으나 듣지 않았다. 그녀의 쾌락이 나에겐 극치의 흥분감을 가져왔고, 나도 쾌락으로 가고 싶다는 욕망에 피스톤 운동에 박차를 가하였다. 쓰러진 그녀의 허리를 양손으로 지탱하고 미친 듯이 자지를 움직였다. 모든 것은 뇌보다 자지가 판단하였다. 이미 나는 자지 그 자체가 되어 그녀를 이용해서 싸버리고 싶다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평소라면 "쌀 것 같아"라는 식으로 그녀에게 알려줬겠지만, 짐승이 된 지금의 말투는 일방적 통보로 변해있었다. 격렬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보지와 내 자지는 어느 한순간 세상이 밝아지면서 서서히 멈추었다. 그리고 나는 엎드린 그녀 옆으로 쓰러졌다. 잠시 쉬다가 너무 내 맘대로 해버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벌떡 일어나 그녀에게 키스해주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기우였다.지쳐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내 키스를 받은 그녀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에필로그
 
그녀는 내 자지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갑자기 거칠게 시작해서 나도 흥분해버렸잖아."
 
"속옷 벗고 가운 입고 나와서 급 흥분해버렸어."
 
그 모습이 다시 떠올라 다시 그녀를 덮쳤다. 2번째 섹스를 끝내고 양쪽 모두 지쳐 그대로 씻지도 않은 채 서로의 품에 안겨 잠이 들었고, 새벽에 깨어난 나는 그녀의 보지를 핥아주면서 몽롱하게 깨어나다 만 그녀를 덮쳤다. 그쯤 하면 서지도 않을 법도 하건만 이른 새벽 일어났더니 내 자지도 함께 일어난 걸 보고 옆에서 자고 있던 그녀를 또 덮쳤다. 4번을 했더니 다리도 허리도 후들후들 떨려서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그 광경은 지금 생각해도 웃기다.
 
하지만 출근은 해야 하기에 어떻게든 씻고 우리는 모텔을 나왔다. 여전히 다리와 허리는 후들후들 떨리기 때문에 잘 걸을 수 없던 나는 택시를 잡아탔다. 지각할까 봐 급하기도 하고 나중에 다시 만나면 되겠지 하고 별 작별인사 없이 떠난 것이다. 택시 창문을 내리고 고개를 내민 후 "담에 또 만나자. 연락할게"라는 말을 남기고 헤어졌고, 하지만 그 후 이직 문제 때문에 이것저것 정리할 것이 많아 그녀를 뒤로 미뤄두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 자체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날 차버린 여자라는 것 때문인지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 날 우리가 한 섹스는 잊힐만한 그런 게 아니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에 좀 오래 지난 후 다시 연락을 해봤었다. 하지만 늦은 연락에 실망했던 건지 그녀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그래도 나는 중간중간 연락을 이어갔고... 뭐 결국에는 못 만났다.
 
그렇게 그녀와 나의 관계는 다시 사귀는 것도, 섹스 파트너도 아닌 어정쩡한... 미정이 되어버렸다. 뭐, 지금 와서 보면 이직 후 지방으로 와서 자취 중이고 연락도 완전히 끊겼기 때문에 아예 헤어진 게 되었지만.
 
그녀와 만남 후 좀 더 연락에 신경을 썼더라면 우리 사이는 미정(未定 ; 아직 정하지 못함)이 아닌 미정(美政 ; 아름다운 정사)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가끔 그 날의 섹스가 생각나면 퇴근길에 맥주 한 캔 까면서 작은 후회를 하곤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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