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시오후키 후기 3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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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인하프위크]

사실 첫 만남이 좋았던지라 계속 만나고 싶었지만 먼저 들이대기가 좀 그래서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런데 고맙게도(?) 이 남자가 오래 만나고 싶은데 괜찮겠냐고 먼저 의견을 물어 봐줬다. 속으로 만세를 외쳤다.
 
'오~ 나야 땡큐지!'
 
그렇게 평소에는 적당히 연락하면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물론 사생활을 침범하지 않을 정도의 대화였다. 그러다 어느 날 내 발 사이즈를 물어봤다. 왜 그러는가 싶어 궁금하다고 말하려던 찰나 다시 말했다.
 
"아, 보기에 발이 작아 보여서. 그냥 궁금했어."
 
나는 별 의심 없이 내 발 사이즈를 말했다. 두 번째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내가 사는 곳에 인접한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는 쇼핑백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모텔로 들어갔다. 조금 대화를 나누고 편해진 분위기가 됐고 그가 쇼핑백을 열었다. 난 뭔가 싶어서 입을 다물고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가 꺼내 보인 것은 넥타이, 스타킹, 그리고 평소엔 신어볼 생각이라고 단 1도 없는 하이힐, 그것도 검정 애나멜 하이힐이었다. 나는 뭔가 싶어서 아무 말 없이 그를 쳐다봤다.
 
"혹시... 부담되지 않는다면 노팬티에 스타킹 신고, 구두 신어주면 안 될까?"
 
처량하게 고양이 눈을 하고 나를 보는 그를 보면서 뭐 어려운 일도 아니지 싶어 알았다고 말하고 노팬티에 스타킹을 신고 하이힐을 신었다. 그는 넥타이 두 개를 보여주며 말했다.
 
"하나는 네 손목을 아프지 않게 묶을게. 괜찮아?"
 
그는 시범을 보이며 이런 식으로 묶는다 말했다. 거부감을 일으킬 정도가 아니라서 수락하고 묶었다. 그리고 그는 나머지 하나를 내보이며 내게 물었다.
 
"이걸로는 네 눈을 가릴 거야. 아프지 않도록 꽉 조이지 않게 묶을게. 괜찮아?"
 
나는 설마 이걸 이렇게 해놓고 도망가는 게 아닐까 싶어서 좀 거부감을 드러내는 표정을 지었고 역시나 궁예님은 내 마음을 정확하게 읽었다.
 
"이걸 가려놓고 도망간다고 생각한다면 걱정하지 마. 난 너랑 같이 즐겁고 싶고, 너도 즐겁게 될 수 있도록 할 거니까. 그리고.. 만약 내가 그런다고 한다면 날 신고해도 좋아."
 
사실 반감이 있었지만 눈을 가리고 섹스한다는 것에 묘한 궁금증이 일어났다. 내가 읽어왔던 에로틱 로맨스 소설에서 흔하게 나오는 소재이기도 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눈을 가리고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혀졌는데 정말이지 긴장감에 소변이 마려울 지경이었다. 어딜 만질지도 모르고,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오로지 청각에만 의존하려니 미칠 것 같이 흥분됐다.
 
그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내 몸을 건드렸는데 진짜 놀라서 몸이 저절로 튕겨졌다. 극도의 흥분감에 살이 저린 느낌이 들었다. 잠시 후 조심스러운 손길로 스타킹의 가운데 부분을 찢어내고 내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 그곳에 입김을 훅 불었는데 진짜 뜨뜻미지근하면서 애액이 나오는 걸 느낄 정도였다. 그는 손가락으로 내 클리토리스를 애무했다.
 
"젖었어."
 
'나도 알아 ㅋㅋㅋ 이놈아! ㅠㅠ'
 
미끌거리는 그곳을 미친 듯이 만지더니 이내 온기가 사라졌다. 나는 뭔가 싶어서 어리둥절한 상태로 고개만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때 바로 그는 내게 강하게 삽입했다. 짙은 애무는 없었지만 엄청나게 흥분한 상태라 그의 페니스를 너무나도 쉽게 받아들였다. 부드럽고 강하게 강약을 조절하며 쳐대는 피스톤 질에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내 아랫배 쪽에 힘이 들어가고 그도 뭔가 신호를 느꼈는지 삽입하던 것을 멈추고 페니스를 빼더니 지난번 만남에서처럼 손가락으로 또 한 지점을 미친 듯이 누르기 시작했다. 당연히 또 시오후키에 성공했다.
 
비명을 지르며 사정하고 기운이 빠져있을 때 그는 내 입술을 부드럽게 애무하듯 빨아들이면서 키스함과 동시에 바로 또 삽입했다. 삽입섹스로 느낀 적도 처음이었고, 끝이 있다면 끝까지 뭔가 닿는 느낌이었다. 이래저래 뭐라고 설명하기가 힘들 정도로 굉장한 느낌이었다. 그는 내 눈에 묶인 넥타이를 풀고, 나를 일으켜 세워 침대 끝에 세웠다. 하이힐을 신고 엎드린 자세로 미친 듯이 뒤에서 박았다. 하이힐 때문인지 허벅지와 엉덩이가 긴장된 상태로 서 있었고 그는 가볍게 내 엉덩이를 살짝 어루만지고 때렸다. 말 할 여유도 없이 미친 듯이 신음만 내지르다가 오르가즘을 느끼며 비명을 지르고 난 뒤 얼마 후에 그도 사정했다.
 
나는 진심으로 그때 그에게 다른 마음을 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섹스 파트너가 아닌 섹스가 잘 맞는 연인이 되고 싶은 뭐 그딴 거. 그런데 그는 내 몸이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살을 조금 더 빼고 오면 딱 좋겠다며 에둘러 말하기 시작했다. 섹스가 너무 잘 맞아서 호감을 갖고 만나보고 싶었는데 그는 아니었던 것 같다. 애초에 섹스로 이뤄진 사이인데 내가 뭐라고 할 일은 아니긴 했다.
 
아무튼, 그는 자기한테 그런 생각을 갖는다면 만남이 부담스러워질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나는 애써 아닌 척 하며 이야기하고 난 뒤 모텔에서 몇 번의 섹스를 더 하고 헤어져 집으로 왔다. 며칠 동안 파트너로서 만나는 게 좋을지 아니면 그냥 여기서 그만 두는 게 좋을지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때쯤 그에게 연락이 왔다.
 
"나 홍콩에 지사로 일하러 가게 될 거야."
 
"연락 끊자고?"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만나더라도 이제 자주 만나진 못하게 되겠지."
 
나는 잘됐다 싶어 관계를 정리하자고 말하려고 했다.
 
"이번 주에 일단 잠깐 출장 다녀올 건데, 그 뒤에 만날래?"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만나자고 해도 만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봐서 시간 되면."
 
나는 간단히 대답했고 이대로 파트너 관계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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